친구와 냉면을 먹기로 했다.
엉덩이를 이용해 의자를 슬쩍밀고 허리를 굽혔다 편다. 허벅지에 힘이 실리고 무게를 지탱해 일어난다.
오른쪽으로 몸을 회전시키고 약 15발자국을 걷는다.
오른손을 이용해 문을 열고 나온다.
방향을 왼쪽으로 틀어 엘리베이터까지 약 30걸음을 걷는다.
....
식당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안는다.
메뉴판을 보고 주문을 한다..
..
..
음식이 나왔다.
젓가락을 이용해 냉면을 비빈다.
한 친구가 자기 어제 있었던 일을 얘기한다.
..
..
..
다 먹고 이제 그만 일어날까..
자리에서 일어난다.
계산서를 들고 계산을 한다.
친구와 냉면먹은 얘기를 하나의 동작으로 나누어서 적는다면 하루 종일 써야 한다.
뇌와 우리 행동은 실제로 매우 복잡한 과정을 수행한다.
그러나 기억은 심플하다.
다음의 한 줄로 남는다.
'친구와 냉면 먹었어'
뇌는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싫어한다.
중요한 정보만 쏙~ 저장시킨다.
기억은 왜 존재하는 것일까?
기억은 데이터 저장창고이다.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다.
생각은 행동의 계획이다.
기억과 생각은 결국 생존을 위해 부수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저장될 기억과 버려질 기억을 구분하는 기준은 한가지이다.
'생존'이다.
피크엔드 법칙이라는 재미있는 이론이 있다.
Peak End.
인간이 어떤 사건을 평가할 때 피크와 마지막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런 여름휴가로 강릉에 놀러 갔다고 생각해보자.
많은 것을 먹었을 것이다.
회, 고기, 차, 간식 등등...
먹었던 모든 음식을 시험지 평수 평가하듯 계산할까?
그렇지 않다.
다음 두 가지 사례를 생각해보자.
사례1) 끝내주게 맛있는 회를 한끼 먹었다. 나머지는 8끼는 별 특색 없는 평범한 음식을 먹었다.
사례2) 보통보다 조금 더 맛있는 금익을 9끼 먹었다.
경제적 이론 측면에서는 사례2의 효용이 더 크다.
뱃속으로 들어간 맛의 합계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휴가를 끝내고 돌아오면 사례1이 더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왜냐하면 피크 (끝내주게 맛있는 회)의 크기가 더 크기 때문이다.
피크..Peak
전체 경험 중에 가장 높았던 혹은 가장 안 좋았던 경험을 말한다.
그러면 End는 무엇일까?
가장 마지막 경험에 가중치가 붙는다.
2시간짜리 멋진 연주회가 있다.
이렇게 멋진 음악이 있을까...
조금의 순간도 놓치기 싫다.
근데 옆자리에 있어 아이가 큰 소리로 울기 시작한다.
2시간 연주에서 1시간 59분은 끝내주게 좋았다.
마지막 1분은 최악이었다.
이 연주회는 어떻게 평가될까?
옆 자리 아이가 울어서 망친 연주회로 기억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속 시간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1시간 59분이 아니라 2시간 49분이어도 결과에는 큰 영향이 없다.
왜 이런 효과가 나타날까.
피크엔드 Peak End Rule을 생각하면서 2가지 느낀 점이 있다.
1. 기억은 모두 미래로 향한다는 것이다.
왜 피크 Peak가 중요할까?
기쁨 1, 5, 7, 10
공포 1, 3, 7, 9
중에 10과 9가 중요한 것은 최대치.
즉 생존과 관계된 가장 의미있는 정보이기 때문이다.
미래를 대비할 때에는 기쁨 10과 공포 9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2. 가장 최근 정보가 가장 최신 정보이다.
1년전 정보,
1달전 정보
어제 정보.
한 시간 전 정보
어떤 정보가 내 생존에 가장 도움이 될까?
한 시간 전 정보이다.
환경은 계속 변하기 때문이다.
우리 뇌는 변하는 환경에 잘 적응했다.
멋진 휴가를 다녀오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장 맛있는 음식 한번,
가장 멋있는 경치 한번.....
욕심내지 말고 한번의 베스트를 포착하는 것이다.
그리고 돌아오는 마지막 코스를 잘 선택하는 것이다.